본문 바로가기

대학과제/영어영문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Race의 재현방식: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Race의 재현방식:

미국소설특강 수업에서 다룬 작품들을 중심으로

 

     미국사회에서 인종에 대한 재현 방식은 20c 중반까지 단일적이고, 종속되는 것에서 21c에 들어서는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수업에서 다룬 작품들 중 쓰여진 시간대별로 Passing, Be American, Mother Tongue, Crash, 네 작품을 나열해 분석하며 Race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1920년대 쓰여진 소설 Passing에서 Clare Irene과의 재회 후 나누는 대화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I had negro blood.” 자신을 저주받은 햄의 자손과 비교해 언급하며 흑인이라는 인종은 피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 육체에 종속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흑인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인물인 Irene뿐 아니라 자신의 흑인인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백인행세를 하는 Clare도 역시 인종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종속되어지는 것, 피에 새겨져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 Passing 역시인종은 종속되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재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흰 피부를 가지고, 백인 사회에서 그들의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Clare는 그럼에도 백인행세하는 것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1977년 출간된 Be American에서의 인종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Clare와 같은 인물은 백인으로 인정될 수 있다. Be American에서 인종은 정신에 종속되는 것이다. “Yes, indeed Consorcio: you have become an American, a real American.” 작품 후반 주인공이 자신과 같은 필리피노인 사촌 Consorcio에게 건넨 말이다. 비록 Consorcio가 이민 초반에 서툰 언어로 고생하고, 미국의 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후에 그가 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글을 쓰며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려는 노력을 보였을 때, 주인공이 생각하기에 그는 미국에 부합하는 이념을 지니게 되었고, ‘real American’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에 두 작품에서 인종은 종속되는 것, 하나의 정체성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표현되었다. 더 나중인 1990년에 쓰여진 수필 Mother Tongue에서는 인종이란 피부색이나 이념에 따라 종속되는 것이 아닌, 육체와 정신 바깥에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I wanted to capture what language ability tests can never reveal: her intent, her passion, her imagery, the rhythms of her speech, and the nature of her thoughts.” 중국어 문법과 영어를 섞어 사용하는 작가의 어머니는 비록 제3자가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구사하지만, 어느 인종에도 종속되지 않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어떠한 정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 이민자인 미국인같은 정체성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그저 Mrs. Tan 그녀 자신인 것이다.

 

     21c에 들어서서 인종은, 고유한 어떤 것도 아닌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술잔을 부딪히며 서로 섞이는 잔 속의 액체처럼, 인종이란 다른 사람들과 접점을 가지며 섞이고, 융화되어 original의 형체를 알 수 없게 되는 유동적인 가치관이다. 이와 같은 인종에 대한 인식은 2004년 개봉한 영화 Crash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색인종에 대해 막연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던 백인 변호사의 아내 Jean은 자상한 히스패닉계 가정주부 덕에 가치관이 바뀌게 되고, 인종차별자 백인 경찰 Ryan은 자신이 전날 성희롱했던 흑인여성을 교통사고 현장에서 구해주며 그녀 또한 자신이 돌봐야 할 시민임을 깨닫고 그녀의 입지와 입장을 이해하게 되며 가치관이 바뀌게 된다. 인종에 대한 개념과 인식은 한 순간의 충돌로 바뀔 수도 있는 유동적인 가치관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세 작품과 달리 등장인물들의 인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처럼 세월이 지남에 따라 단일적이고, 단정적이고, 확고하고, 종속되어지는 것이었던 인종에 대한 개념은 점점 유해지고 유동적으로 변하여 표현되고 있다. 이는 다른 인종이 생소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보다 쉽게 서로를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많은 혼혈이 태어나 의 개념이 약해지고, 세계화 시대로 서로 다른 이념또한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인지되고 있다. 세계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가치관이 어떤지, 이념이 어떤지 우리는 알고 있으며 이는 서로를 이해하는 발판이 된다. 영화 Crash에서와 같이 많은 충돌과 접점으로 인해 인종이란 개념은 허물어지고 교체될 수 있는 것이다.